요즘 주말에 침대에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폰으로 인스타 릴스나 유튜브 쇼츠를 넘겨보는 게 제 유일한 힐링인데요. 얼마 전에 폰을 보다가 마동석 형님이 주먹 하나로 나쁜 놈들을 추풍낙엽처럼 날려버리는 엄청 반가운 영화 요약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옛날에 극장에서 다 같이 통쾌해하며 속이 뻥 뚫렸던 기억이 확 나면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야죠. 그 길로 참지 못하고 바로 OTT를 켜서 대한민국 대표 액션 영화 시리즈의 최신작인 '범죄도시4'를 주말 내내 아주 제대로 정주행 했습니다.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친구들이랑 팝콘 와작와작 먹으면서 정말 신나게 봤던 작품인데, 집에서 편한 옷 입고 치킨 한 마리 뜯으면서 다시 보니까 극장과는 또 다른 찰진 잔재미가 솔솔 하더라고..
2015년 은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상업 액션 영화의 기준을 다시 썼습니다. 9년 만에 돌아온 속편 는 그 통쾌함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직접 극장에서 보고 나니 전작과는 결이 꽤 다른 영화였습니다. 시원한 액션 뒤로 묵직한 질문이 남았고, 극장 문을 나서도 한동안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9년 만의 귀환, 달라진 시대와 달라진 서도철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이 다시 의기투합한 이번 작품에는 정해인이 신입 형사 박선우로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제작 발표 단계부터 세간의 이목이 쏠렸고, 개봉 직후 극장가를 장악한 것은 수치로도 증명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공식 집계 기준으로 전작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권에 안착한 작품이며, 속편에 대한 기대치는 그 무게만큼이나 높았습니다(..
요즘 넷플릭스를 켜면 자극적인 썸네일만 가득하고, 막상 봐도 30분이면 손이 핸드폰으로 가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도 그 피로감이 쌓이던 차에 극장에서 봤던 작품이 바로 였습니다. 2142년 디스토피아 광산 행성에서 시작해 폐우주선 로물루스·레무스 모듈로 뛰어드는 이 영화, 단순한 크리처 호러가 아니라는 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확실히 느꼈습니다. 디스토피아 배경 — 공포의 씨앗은 우주가 아니라 자본이었습니다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햇빛 한 줄기 없는 광산 행성 '잭슨의 별'이 등장합니다. 처음엔 그냥 분위기용 배경이겠거니 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 디스토피아 설정이 영화 전체의 공포 구조를 떠받치는 기둥임을 알게 됩니다.웨일랜드 유타니라는 거대 독점 기업이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굴리는 이 세계관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또 안중근 소재 국뽕 영화겠지'라는 편견을 품고 들어간 극장에서, 저는 두 시간 내내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우민호 감독의 은 1909년 하얼빈역 의거를 첩보 스릴러의 언어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영웅 서사 대신 인간의 고독과 의심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봉 전 토론토 국제영화제 초청이라는 이력이 괜한 수식어가 아니었다는 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겨울 미장센이 만들어낸 첩보 스릴러의 질감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촬영지였습니다. 홍경표 촬영감독이 러시아와 몽골의 실제 동토를 카메라에 담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 광활하고 황량한 설원의 질감이 단순한 세트장이 아니었다는 게 납득됐습니다...
주변에서 한국 좀비 영화의 레전드가 뭐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가 가장 먼저 입을 모아 말하는 작품이 바로 '부산행'입니다.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보고 진짜 신선한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KTX 열차를 탈 때마다 통로 뒤쪽을 괜히 힐끔거리게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나는데, 오랜만에 다시 꺼내 봐도 그 특유의 숨 막히는 속도감과 쫄깃한 서스펜스는 여전하더라고요. 사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좀비물이라고 하면 서양 할리우드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의 좁고 익숙한 기차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이렇게 완성도 높은 재난 스릴러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론가들이 쓰는 딱딱하고 어려운 전문 용어나 분석 문구는 다 걷어내고, 그냥 방구석에서 팝콘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라디오 부스 하나로 무슨 스릴러를 만들겠어"라고 무시했습니다. 그 판단이 얼마나 틀렸는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2013년 개봉한 는 단 558만 관객이라는 숫자보다 훨씬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좁은 공간, 실시간 전개, 하정우 원톱. 이 세 가지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밀실 서스펜스 — 좁은 공간이 오히려 더 무서운 이유일반적으로 재난 스릴러라고 하면 탁 트인 도심이나 대규모 폭발 장면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깨달은 건, 공간이 좁아질수록 공포가 더 압축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김병우 감독은 방송국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한 평 남짓한 유리 부스 안에 카메라 5대를 집어넣었..